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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곡산골은(군북면 보광리, 상곡리, 산안리)는 충남 최고봉 서대산 자락에 튼 첩첩산중 두메산골이다.
군북면사무소를 지나 보곡산골의 관문인 비둘목재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이고 가슴이 열린다. 산꽃나라 산꽃세상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19일(토)과 20일(일)은 보곡산골이 뿜어내는 생명의 기운을 맘껏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008산꽃나라 산꽃여행>이라는 테마의 산꽃축제가 열리는 때문이다.
1천만 제곱미터의 넓은 산자락을 보듬고 피어나는 산벚꽃과 조팝나무꽃, 진달래꽃, 야생화 등 산꽃의 아름다움과 활엽수 연초록의 조화는 그 어디서나 평범하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
개화 후 3~4일이면 꽃잎이 떨어지는 산벚꽃은 축제시기와 개화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 주말에 만개가 예상된다 하니 전국최대의 자생 산벚꽃 단지라는 명불허전의 이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선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 경판의 64%가 산벚나무로 만들어 졌다는 역사적 기억을 되살려 감상한다면 그 아름다움과 가치는 더욱 빛나리라.
보곡산골 산꽃여행의 백미는 차량을 타고 임도 길을 따라 꽃비를 헤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산등성이에 만들어진 정자에서 꽃바다를 굽어보며 옛 선비의 고고함과 풍류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도심의 빌딩 숲에 갇힌 벚꽃에 비해 연초록 바람을 품으며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는 산벚꽃 군락은 분명 다르다.
조망권이 가장 좋은 <보이네요>정자는 삭막한 도시내음을 훌훌 털어내기에 안성마춤인 명당자리다.
정자아래로 이어진 작은 숲길을 걷노라면 어느 새 나무들이 내뿜는 건강한 기운과 신비스러운 치유에 동화된다.
<보이네요>정자 옆에는 연리목이 자란다. 두개의 산벚나무가 하나의 줄기로 합해져 하늘을 향한다. 연리목은 소원을 빌면 실제로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번 기회에 가족모두 소원이벤트를 연출해보는 것은 어떨까?
19일 주행사장에서는 산림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송계대방놀이>가 시연된다. 환경과 생태계의 문제가 전 지구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 자연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끌어낸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체득하는 자리이다.
또 다른 놀이마당에서는 풍물, 사물놀이가 이어지고 시와 노래, 민요와 판소리, 해금, 휘호경연 등 풍류마당이 펼쳐진다.
마을 부녀회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먹거리와 나무곤충만들기, 자연을 주제로 하는 설치미술과 그리기, 산꽃시화 감상 등 자연 속에서 봄나들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보이네요>정자를 거쳐 신안사, 화원골 조팝나무 군락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자연의 꽃들이 만들어내는 황홀경에 눈이 즐겁다.
「초록 산빛 속의 산벚꽃, 조팝꽃 덤불이 사태져 있었다. 내 눈에 복(福)을 가득 채운 그 꽃잔치는 오래 전 잃은 순정과 신기(神氣)까지 불러내는 듯 했다.」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은 보곡산골 가리켜 이렇게 함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