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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몸짱을 영어로 뭐라고 해요?’
충남 서천고등학교(교장 김기완)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면서 영어선생님들에게 자주 묻는 말이다.
요즈음 서천고등학교에서는 급식실에서 음식물 잔반 줄이기 캠페인과 정서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학생 및 교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소리 없는 외침이 교내에서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다.
그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을 무심코 버림으로써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많은 자원을낭비해 왔다고 학생들 스스로 반성을 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선생님들 또한 학교 현장에서의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자원절약에 대한 교육은 단지 구호가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질 때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학교 김기완 교장은 평소‘마음은 손보다 못하고, 손은 발보다 못하다.’라는 교육철학을 줄곧 교사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교사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서천고등학교는 최근 충청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올해 ‘학력증진 공모제’분야에서 도내 최우수 고등학교로 선정된바 있다.
교내 모든 분야에서 신선한 교육혁신의 바람을 느낄 정도로 전 교직원들은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학생 생활지도면에서도 업무분장과 관계없이 연대의식을 가지고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그중 특히, 한 교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점심ㆍ저녁식사 시간에 다른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학생 생활지도를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학교도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식사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배고픔, 지루함과 싸우며 배식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을 말끔히 해결한 것은 한 영어교사의 깜직하고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누가 보아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읽을거리(English is Fun!)를 만들어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서 식사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에 자율적으로 볼 수 있도록 급식실 입구에 비치해 놓아둔 것이다.
배식 차례가 되면 읽은 자료를 배식구 옆에 비치된 함에 넣어 수거하여 다음날 활용함으로써 매일 다른 내용의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읽을거리는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학생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학습효과 거양에 안성맞춤일 뿐 아니라 질서의식 함양 등 일석 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이 교사는 「몸짱 만드는 비결」로 '음식물 골고루 섭취하기,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하기' 등의 내용을 포함한 스티커를 제작, 모든 식탁에 부착하여 학생들의 실천을 유도하는 등 영양지도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원들은 '학생들이 서두르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배식할 수 있고, 음식을 정성껏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다' 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아이디어를 고안해낸 이 학교 김해근(영어) 교사는 말한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모든 사람은 무심코 보았다. 하지만 왜 떨어지는지 알아낸 사람은 뉴튼 이다.'
즉, 「약한 빗방울이 바윗돌을 뚫듯 내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다.
“혁신은 나부터, 지금부터, 쉬운 것부터, 내 주변부터”라는 충남교육청 혁신방향 캐치프라이드에서 보듯이 쉽고 가까운 곳에서 비롯된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학생들의 면학분위기 조성에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이다.
그동안 교육의 불모지라 여겨왔던 농어촌 지역 학교에서 교직원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생들의 '나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 그리고 지역 교육공동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데 어우러져 결실을 맺는 그날 분명 서천고등학교는 서해안의 명문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